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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서안산병원 임선영 이사장 인터뷰 - ‘간병인 제도화’부터 음악회까지… 요양병원의 새 모델 만든다2025-11-14 16:32
작성자 Level 10

[CEO 길을 내다] 임선영 서안산노인전문병원 이사장
환자 적응 체계화한 ‘7441 프로그램’ 고안
미술작품 전시회, 음악회 등 경험 제공

3월 ‘간병지원 시범사업’…간병인 제도화 목표
“‘국가간병책임제’ 환자 상태 따라 적용해야”
“전 병상 AI 도입 예정…노인 의료 선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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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흐르고 건물 곳곳에 미술작품이 전시돼 있으며 인공지능(AI) 병상이 어우러진 노인전문병원이 있다. 바로 경기 안산시 단원구에 위치한 서안산노인전문병원이다.

2010년 270병상 규모로 개원한 서안산노인전문병원은 ‘진심이 치료합니다’라는 철학 아래, 요양병원적정성 평가 3년 연속 1등급, 간병지원 시범사업 선정,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상 수상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전업주부로 살았던 임선영 서안산노인전문병원 이사장은 어르신 돌봄에 뜻이 있었던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아 2015년부터 병원을 맡아 운영 중이다. 
“의사가 아니기에 비의료적인 부분을 더 신경 쓸 수 있었다”는 그는 “병원이 아니라 집이었다면 어르신들이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고민 끝에 환자들의 치료는 물론, 미술작품 전시회와 음악회 등을 
통해 어르신들의 정서적 돌봄까지 가능하도록 노력 중이다. 1년 전부터는 ‘7441 프로그램’을 고안해 어르신들이 1달 안에 병원에 적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재무위원장이자 요양병원 의료개혁 TFT 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임 이사장은, 더 나은 의료환경을 위해 경기도와 ‘간병 SOS 프로젝트’, 국회 토론회 등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특히 요양병원에 
필수 의료인인 ‘간병인’에 대한 처우개선, 관리·감독 등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며, 궁극적으로는 ‘간병인 제도화’를 목표하고 있다. 또한 전 병실에 AI 도입, 가족과 함께하는 ‘존엄한 죽음을 위한 
병실’ 등 꾸준한 의료역량 강화를 위해 도전하는 임선영 이사장을 서안산노인전문병원에서 만나 이야기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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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안산노인전문병원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개원은 아버지의 바람에서 시작했다. 아버지가 부모님을 일찍 여의셔서 소외된 어르신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크셨다. 저나 아버지는 의료인이 아니어서 병원을 직접 운영할 수는 없다. 그래서 법인재단을 세워 아버지가 
2010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 병원은 치료하는 곳이란 인식이 강한데, 치료와 돌봄이 함께하는 병원을 만들고 싶다는 아버지의 뜻이 담겼다. 당시에는 전업주부로서 아버지 일을 도와드리다가 2015년부터 직접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시행하는 ‘요양병원 적정성평가’에서 3년 연속 1등급을 획득했다.

“요양병원이 전국에 1350개 정도 되는데, 전체 요양병원 중 상위 20%에게만 1등급이 주어진다. 의료 질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고, 적정한 의료인과 환자 안전을 위한 의약품 관리와 처방, 환자 처치 및 관리 등 
여러 분야에서 환자 중심의 운영을 하고 있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안산노인전문병원에는 감염관리 전담 간호사 2명과 안전관리 전담 간호사 1명이 따로 있다. 이들이 매일 병실을 돌면서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이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체크한다. 매월 안전관리 점검의 날에는 직접 
담당 직원들과 함께 병원 구석구석을 돌며 미흡한 부분을 발견하고 개선하며, 환자들의 불편도 직접 보고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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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안산노인전문병원만의 특별함이 있다면.

“‘진심이 치료합니다’가 우리 병원의 철학이다. 이에 맞게 1년 전부터 ‘7441 프로그램’을 만들어 어르신들이 체계적으로 병원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환자가 입원하는 순간부터 ‘7일’ 동안 의료진이 환자 상태를 
보고 ‘환자를 어떤 방식으로 치료할 것인가’에 대해 보호자와 면담한다. 이후 ‘4주’ 동안 사회복지사가 환자의 병실 적응을 돕는다. 환자 이야기를 직접 듣고 영상과 사진을 통해 보호자와 환자 상태를 공유한다. 동시에 
간호사들은 환자의 몸 상태를 수시로 살피고 의료진과 협력해 적절한 치료를 제공한다. 이렇게 환자가 ‘1달’ 안에 병원 생활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환자와 보호자 모두 만족도가 매우 높고 다른 병원에서도 
벤치마킹하고 싶다며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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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리 병원은 중환자가 많은 병원이다.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는 중환자들의 경우, 종합병원에서는 치료비가 많이 나오는데 요양병원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서안산노인전문병원에서는 중환자들이 돌아가실 때까지 
치료할 수 있는 시설, 의료진, 인프라를 모두 갖추고 있다. 감염병 전문 병실도 있어,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치료가 끝난 후에도 감염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 정서적 돌봄도 중시한다고.

“의료적 치료만큼이나 정서적 돌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양병원은 인생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하는 곳이다. 종일 병원에 누워계시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만약 집이었다면 뭐라도 하셨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음악회, 전시회, 가족 참여 프로그램 등 정서 돌봄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안산 예술의 전당과 협약을 맺고 사진기자협회와도 업무협약을 맺어 전시가 끝난 작품들을 옮겨와 병원에 걸어둔다. 
의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비의료적인 부분들을 더 생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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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하루는 평소처럼 라운딩을 다니다, 침대에 계신 한 어르신이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손으로 리듬을 타는 것을 봤다. 의식이 거의 없으셨던 분이셨는데, 너무 놀랍고 신기했다. 이 이야기를 지인인 가족에게 전달했더니, 
지인이 ‘아버지가 의식 없이 누워만 계신 줄 알았는데, 다 듣고 계셨다’면서 눈물을 흘리셨다. 치료가 단순히 약물로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서적 지원도 동반돼야 한다. 음악 소리, 지나가는 말소리, 
한 번의 스킨십이 모두 환자에겐 힘이 된다.”

■ 올해 3월부터 보건복지부 요양병원 ‘간병지원 시범사업’도 하고 있다. 

“간병지원사업은 국가가 환자의 간병비를 부담하고 간병서비스의 질을 관리하기 위한 제도다. 노인병원에는 거동이 힘든 환자가 많아 간병인이 필수다. 하지만 현재 국가적으로 ‘간병인제도’는 없는 상태다. 환자와 간병인이 
직접적으로 계약을 맺는 구조이고, 병원은 중계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따라서 현행법상 간병인에 대한 병원의 관리·감독 의무는 없다. 하지만 환자나 보호자들은 간병인에게 문제가 생기면 병원에 불만을 제기한다.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으니 병원에 책임이 있다는 거다. 이런 문제들이 간병제도에서 나온다고 생각해, ‘간병시범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 병원을 포함한 전국 20개 병원이, 간병지원시범사업에 선정됐고, 간병인에 
대한 간병교육시스템을 만들고 어떤 식으로 운영하면 좋은지 먼저 시도해보고 있다.

간병시범사업 전에는 간병인들의 근무 형태가 굉장히 열악했다. 간병인들이 24시간 365일 환자 옆에 있다 보니 병실에서 먹고 자면서 환자들을 돌본다. 한국인보다는 중국교포들이 거의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마저도 부족해 러시아 사할린 동포들까지 오는 추세다. 체계적인 근무시간이 없다 보니 간병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시범사업 후에는 교대근무제로 전환해 주 5일 근무를 유지하고 있다. 근무환경이 개선되니, 
한국인들도 간병인으로 일하더라. 그러면서 환자와 소통이 더 잘되고 정(情)도 많아 간병의 질이 올라갔다. 이를 토대로 현재 국가가 추진 중인 간병급여화(국가간병책임제) 모델로 발전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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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국가간병책임제’를 이야기했다.

“국가간병책임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에도 포함한 제도다. 최근 정부에서는 ‘의료중심 요양병원’을 선정해 그 병원에 ‘간병 급여화’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요양병원이 전국 1300개가 넘는다. 
그중 500개만 선정해, 그 병원에 간병지원을 하겠다는 거다. 하지만 간병의 경우, 선별복지가 아니라 보편복지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병비를 모든 환자에게 지원하는 게 부담된다면, 병원 단위가 아니라 환자 상태에 따라 
간병급여화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애초에 간병급여화를 하겠다는 취지가 가족과 젊은이들이 간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간병의 질을 올리기 위함이라 하면, 모든 대상에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에 맞춰 외국인 간병인도 도입돼야 한다. 간병급여화는 나라에서 공공간병 시스템을 하겠다는 건데,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도입밖에 없다. 간병이 급여화되면, 간병인은 지금보다 훨씬 부족할 거다. 이미 일본은 
외국인 간병인제도를 도입했다. 올해 일본에 연수를 다녀왔고, 일본의 간병인 비자, 교육, 검증절차 등을 벤치마킹 중이다. 우리나라도 미리 이러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요양병원협회 의료개혁 TFT 
위원으로도 활동하면서 협회장님과 함께 국회, 복지부 등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으며 협회 차원에서도 간병인 교육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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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존엄한 죽음을 위한 병실’을 마련하고자 한다. 요양병원은 어르신들이 삶의 마지막을 보내는 종착역이다. 호스피스 의료기관이 따로 있긴 하지만, 병상을 줄이더라도 개별적으로 병실을 만들어서 삶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들에게 보호자들이 옆에서 간호하면서 마지막을 존엄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같이 생활 수 있는 병실을 만들고 싶다. 또 현재 20%로 병실에만 도입된 AI 병상을 전체 병동에 도입할 예정이다. 
중환자들이 많은 만큼, 의료기구 도입, 의료진 교육, 간병인 교육 등을 통해 꾸준히 의료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지역사회에서 노인의료를 선도하는 병원이 되고자 한다.”

[여성신문=신미정 기자]